1 March 2026
잠이 안와서
Sang Hee Choi
아이들을 재우다 두시간 단잠을 자버렸고
말똥말똥한 새벽을 맞이했다.
한달내내 돌아가며 나를 괴롭히는 감기도 한몫을 했다.
아 코막혀.
오늘 남편이 어린시절을 보낸 추억의 장소 장미상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서둘러 밥을 먹고는 주변을 관찰하는데 다정한 중년의 커플이 눈에 들어오는거다. 남녀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여자는 남자의 어깨에 살짝 기대고 있는 장면을 보게되었다.
난 첫째 아이 임신했을때 제일 행복했다.
소중한 생명을 품은 나를 소중히 대해주는 남편과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
집이 없어 친구집에 신세지던 우리에게 때맞추어 공급된 신축 임대주택.
모든 것이 완벽하다 느껴지곤 했다.
그러나 아이를 맞이한 황홀함은 수면 부족, 아이에 대한 집착, 더 나은 부모가 되려는 몸부림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호르몬 탓도 있다 분명히.
그러나 나는 자주 예민했고, 나와 남편 보다 아이를 최우선시 했으며. 초보 부모로서 잘하고자 하는 마음은 안그래도 고지식한 나를 더 유연치 못하게 했다.
그러다 생각지 못하게 둘째를 임신하게 되고,
그때는 시어머니가 암진단을 받으신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 이기도 했다.
남편도 나도 많이 불안정 했다. 우린 각자 매순간 필사적이고 간절했다.
결국 우린 둘째아이 임신했을땐 정말 많이 다퉜다.
둘째 아이도 어느정도 자란 지금 우린 나름(?) 평화롭다. 내 호르몬 널뛰기를 두번 경험한 남편은 호르몬 주기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나도 육아에 매몰되지 않는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다.
여전히 억울하고 서운할때도 많다.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고, 작년부터 내가 일하는 비중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집안일/ 아이들 관련된 일은 내가 주도해야 하는것. 그도 피곤하고 나도 피곤할 때 뒷전이 된 가정을 위해 엉덩이를 떼는 것도 결국은 나인 것 등등..
짧지않은 10년의 시간동안 결혼생활을 해오며 아직 폭풍가운데 춤추는 파도같은 삶을 살다보니 사실 난 그 다정한 중년 연인의 뒷모습을 오래 쳐다보지 못했다.
애들 어느정도 키워놓으면 부부가 다시 다정해질 수 있는걸까 먼 미래에 희망을 두는 것도 왠지 바람직 하지 않은것 같아서. 그냥 오늘 노력해서 다정해지자 마음먹었더랬다.
그래서 오늘 하루 어땠냐고 물으신다면..
저녁에 사소한 걸로 다시 다투고 말았다 🫠
앗
둘째가 우리 침대를 찾아왔다.
이제 잘 시간이다.
이것이 인생인가보다
